외국의 사례

2024. 9. 24. 13:23완화의학/외국의 사례

 세계보건 기구(이하 WHO)의 자료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매년 4,000만 명의 완화 치료를 필요로 하는 환자가 발생하고 있고 이 중 78%가 중산층 이하의 생활을 하고 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완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사람은 전체의 14%에 그치고 있으며 아편계 약제에 대한 엄격한 규제로 인하여 통증 치료에 필요한 충분한 약물 사용에 어려움이 있다고 한다. 또한 관련된 전문인력의 부족 때문에 충분한 평가 역시 어려움을 겪고 있다. 대화가 불가능한 환자 및 노인에 대한 완화 치료의 필요성이 증가하고 있으며 적절한 완화 치료의 개입은 불필요한 입원을 줄이며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할 수 있다고 간주되고 있다. 

 

 

 WHO에서 추정하고 있는 완화 치료를 요하는 환자는 심혈관 질환자(38.5%), 암 환자(23.4%), 만성 호흡기 질환(10.3%), AIDS(5.7%), 당뇨 합병증(4.6%) 등이며 기타 신부전, 간부전, 다발성 경화증, 파킨슨병, 류커티스성 관절염, 치매 등 다양한 상태에 대한 완화 치료가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환자에서는 암 환자에서 필요한 것처럼 말기 상태에서 다양한 통증에 대한 개입이 필요하다고 제안하고 있다.

 

 하지만 2011년에 시행된 전 세계 234개국에 대한 조사에서 실제 통합된 완화 치료가 시행되고 있는 나라는 20개국에 불과하며 42%에는 완화 치료기반이 갖추어져 있지 않고 32%의 나라에서는 타 의료 체계와 고립된 완화 치료가 미미하게 시행되고 있다고 보고되었다. 

 

 이러한 WHO의 제안과 별개로 완화 치료가 이전부터 선행되고 있는 몇몇 나라의 예를 살펴보고 국내에 완화 치료를 도입하기 위한 참고 자료가 되었으면 한다. 

 

 

 

일본의 사례 

 

 일본의 완화 치료는 1981년 시즈오카 현의 하마마츠 시에 있는 세레 미카타하라 종합병원에 완화 치료 병동을 설치하면서 시작되었다. 이후 임종 직전의 환자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1990년부터 완화 병동에 대한 의료보험 적용이 시작되었고, 2002년부터는 완화 치료팀에 대한 의료보험이 적용되었다. 이후 2006년 일본 법률 제98호 <일본 암 대책 기본법>이 제정되면서 말기 환자에 대한 다각적 지원 방법이 모색되었고, 2007년 암 대책 추진 기본 계획에서 완화 치료가 암 환자의 치료 방법 중 주요 방침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2012년 기준 일본 내 완화 치료 기관은 257개이며 5,100여 개의 병상이 마련되어 있다. 이는 전체 암 사망 환자의 약 10% 정도를 수용할 수 있는 정도이다. 기타 평균 입원 기간은 39.5일 정도이며 83.1% 정도의 환자가 완화 치료 병동에서 사망한 것으로 조사되었다(일본 호스피스완화케어협회 자료). 

 

 완화 병동 입원 시 기본적인 병실료, 진료비, 약제비, 간호 비용은 포괄수가의 적용을 받게 된다. 일본은 2003년부터 '진단군 분류에 의거한 포괄적 지불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기준 시설과 인력을 갖추고 완화 병동으로 인정받은 시설의 경우 2015년 기준으로 입원 기간에 따라 일일 49,260엔부터 33,840엔까지 차등 지급된다. 물론 상기 비용은 기본적 치료에 국한한 경우이며 욕창 관리, 응급 관리 등의 처치 및 관리가 추가될 경우 의료 비용 역시 추가된다. 기타 완화 치료 병동을 갖춘 병원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한 가정방문 완화 치료를 시행해야 하며 응급 상황에 대비하여 24시간 연락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일본 완화 병동 관리의 문제점은 대상 환자를 암 환자와 에이즈 환자의 관리에 국한한 점이다. 상기 질환이 아닌 경우 특수 질환 입원 관리료에 해당되어 일일 20,090엔의 진료비가 지급된다. 따라서 상기 진단에 해당되지 않는 많은 환자는 완화 치료 병동에 입원 치료를 받는 것이 어렵고 일반적인 치료를 담당하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치료를 받아야 하며 의료 비용도 일반적인 질병의 치료 기준을 따르게 된다. 

 

 완화 병동은 구비되지 않았지만 완화 치료팀을 구성하며 시행되는 의료 행위는 완화 의료 진료로 간주된다. 이는 주로 자문 진료를 중심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에 타 과에 입원한 상태에서 추가로 발생하는 의료 행위로 분류된다. 완화 의료팀에 의한 진료를 인정하게 된 이유는 종합병원 등에서 암 환자를 치료할 때 통증, 수면, 우울 등의 특수한 환자 상태에 대한 개입의 필요성이 인정되었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완화 의료팀은 신체 증상의 완화를 담당하는 상근의사, 정신 증상의 완화를 담당하는 상근의사, 완화 치료의 경험이 있는 상근 간호사, 완화 치료의 경험이 있는 약제사가 기본적인 팀 구성원이 된다. 담당 의사는 완화 의료 교육을 수료해야 하며, 기타 주 1회 이상의 컨퍼런스를 시행해야 하고, 완화 진료 실시 계획서를 수립하여 환자의 동의를 받는 등의 부가적인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완화 치료팀은 하루 30명 이내의 환자를 진료할 수 있으며 후생성에서 지정한 시설 기준에 부합할 경우 환자 1인당 4,000엔, 시설 기준에 부합하지 않지만 지역사회에 기반을 둔 지역 후생 국장에게 신고한 시설인 경우 1인당 2,000엔의 진료비를 인정하고 있다(2015년 기준). 기타 20인 이하의 소규모 병원인 경우 유상진료소 완화 치료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데 이 경우 악성 종양 환자나 AIDS 환자에 대한 치료 경험이 1년 이상 있으며 3년 이상 악성 종양 환자에 대한 경험이 있는 간호사가 필요하다. 기타 의사 및 간호사는 후생성이 정한 소정의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이 경우 1인 진료당 1,500엔의 의료보험 비용을 지급받을 수 있다. 

 

 2010년 통계에 의하면 371개의 완화 치료팀이 44,351건의 진료 의뢰를 받았으며 팀당 연간 119건의 자문을 의뢰받았다. 이 중 대부분은 암 통증에 대한 것이었으며(67%), 기타 암 통증과 무관한 신체 증상(37%), 정신과적 문제(33%), 가족 관리(9%), 윤리적 문제(3%), 기타 지역사회로의 전원(14%) 등의 문제가 자문의 주된 요인이었다. 자문 의뢰 시 화학 요법 시행중인 환자가 28%, 화학-방사선 요법을 시행 중인 환자가 6%, 방사선 요법만을 시행 중인 환자가 3%를 차지하였다. 또한 자문 시점은 암 환자에 대한 기본적인 치료가 시작될 즈음에 의뢰된 경우가 가장 많았다. 

 

 

일본 완화 병동의 기본 시설 기준

(1) 주로 악성 종양 환자 또는 후천성 면역 결핍 증후군(AIDS)를 앓고 있는 환자를 입원시키고, 완화 케어를 시행할 병동의 단위를 정할 것.
(2) 야간에 간호사가 복수 배치되어 있을 것. 
(3) 해당 병원에 의료법에서 정하는 기준을 충족하는 수치의 의사를 배치할 것. 
(4) 해당 병동에 완화 의료를 담당하는 상근 의사가 1명 이상 배치되어 있을 것. 만약 여러 병동에서 완화 케어 관련 입원비를 청구할 경우에는 병동마다 1명 이상의 상근 의사가 배치되어 있을 것. 
(5) (4)에 열거된 의사는 다음 중 하나의 교육을 수료한 자여야 한다. 
가. 암 진료에 종사하는 의사에 대한 완화 케어 연수회의 개최 지침[헤이세이 20년 (2009년 4월 1일)부터는 제 0401016호 후생 노동성 건강 국장 통지에 준거한 완화케어 연수회]
나. 완화 케어의 기본 교육과 관련한 지역단위 지도자 연수회(국립암연구센터 주최) 등
(6) 법에 규정한 측정에서 해당 병동의 바닥 면적은 환자 1명당 30제곱미터 이상이며, 병실 바닥 면적은 환자 1명당 8제곱미터 이상이어야 한다. 
(7) 해당 병동에 환자 가족 대기실, 환자 전용 부엌, 면담실, 일정한 넓이를 갖는 면담실을 갖추고 있을 것. 
(8) 해당 병동의 모든 병실이 1인실이어도 문제 없지만, 특별한 요양 환경 제공에 관한 병상 수가 50% 이하일 것. 
(9) 병동 출입에 대한 기준이 만들어지고 의사, 간호사 등에 의해 해당 병동의 환자의 출입동의 판정이 이루어지고 있을 것. 
(10) 완화 케어 내요에 대한 환자를 위한 안내서를 만들어 환자 · 가족에 대한 설명이 이루어지고 있을 것
(11) 암 진료 제휴 거점이 되는 병원은 암 진료 제휴 거점 병원의 정비에 대해 2008년 3월 1일 건강 발 제0301001호에 따라 암 진료 제휴 거점 병원으로 지정을 받은 병원을 말한다. 또한 암 진료 제휴 거점이 되는 병원은 일본의료기능평가기구 등이 실시하는 의료 기능 평가를 받고 있는 병원에 준하며 기타 병원은 지방자치단체가 해당 지역에서 암 진료의 핵심 역할을 인정하는 병원 또는 아래에 열거된 내용을 포함하는 일본의료기능평가기구가 정한 부가적인 기능 평가(완화 케어 기능)와 동등한 기준의 평가를 받고 있는 병원을 말한다. 
가. 완화 케어 병동의 운영 방침과 지역의 역할을 명확화
나. 완화 의료에 필요한 체제의 확립
다. 완화 케어 병동의 기능 발휘 
라. 완화 케어 병동의 질 향상을 위한 노력
마. 완화 케어 병동에서 관리 프로세스 
바. 완화 의료 지원을 위한 병원의 기본적인 기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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