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사례 I

 미국의 완화 치료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미국의 의료보험 체계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미국은 기본적으로 민간 의료보험에 의해 유지되고 있으며 가장 대표적인 것이 직장의료보험이다. 2014년부터 오바마 대통령이 주도한 '환자 보호 및 부담적정보험법'이 발효되어 개인보험에 의존하지 않는 국가적 보험 시스템을 도입하고 있지만 이에 대한 반발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상기 법안의 주요 내용은 미국 국민 전체가 의무적으로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하고 저소득층(연간 수입 23,550달러 이하)인 경우 메디케이드 보험이 적용되며, 연소득 94,200달러까지는 정부에서 의료비에 대한 일부 보조금이, 이상인 경우 보조금이 지급되지 않는다. 기타 주당 30시간 이상 근무하는 정규직 근로자 50명 이상을 고용할 경우 의무적으로 건강보험을 제공해야 한다. 

 

 이와 별도로 20년 이상 사회보장 세금을 성실히 납부한 65세 이상 노인인 경우 메디케어 혜택을 받을 수 있으며 이 역시 입원비 한정, 외래 진료비 일부, 약제 비용 포함 여부 등에 따라 A~D로 나누어 가입하게 된다. 각각의 경우에 따라 개인 부담금은 차이가 있다. 이외에 영세 가정 아동, 퇴역 군인, 일정 수준 이하의 영세 가정에 대해 별도의 의료 지원이 있으며 영세 가정에 지원되는 의료보험이 메디케이드이다. 

 

 기타의 보험은 민간 보험에 의존하기 때문에 완화 치료와 관련한 내용을 일률적으로 설명할 수 없지만 국가가 주도권을 갖고 운영하는 메디케이드와 메디케어를 중심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미국 정부에서 운영하는 의료보험(메디케어)와 의료급여(메디케이드)에서는 완화 치료를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완화 치료란 고통을 예측하고, 예방하고, 치료함으로써 삶의 질을 최대한 향상하는 환자 및 가족 중심의 치료를 의미한다. 완화 치료는 질병의 연속선상에서 신체적, 인지적, 감정적, 사회적, 그리고 영적 욕구를 평가하고, 환자의 자발성과 정보의 접근성, 선택을 촉진시켜야 한다.'

 

 또한 다음의 요인을 완화 치료의 특징과 철학으로 규정하고 있다. 

 

• 다학제 팀에 의해 조화된 서비스와 케어를 제공한다. 
• 케어 요구에 대해 환자, 가족, 완화 치료팀, 비완화 치료팀은 협력하며 정보 교환을 한다. 
• 서비스는 완화 치료 또는 생명연장 치료와 별개로 제공된다. 
• 환자와 보호자의 평화와 존엄성에 대한 바람을 질병의 전 과정 동안 지지하고, 임종과 사망 이후에도 서비스를 제공한다. 

 

 

 국립합의계획 기관에서 제안하고 있는 완화 치료의 가이드라인 중 치료의 구조 및 과정에서 중요 부분을 발췌하면 다음과 같다. 

 

 완화 치료는 다각적으로 합의되어 평가되고 기록되어야 한다. 다학제 팀은 환자와 보호자의 면담, 의료 및 기타 활용 가능한 기록의 검토, 기타 의료인과의 토의, 신체 검사 및 평가, 필요한 검사의 시행 등을 통하여 현재 상태를 재평가해야 한다. 과거의 진단과 치료 및 치료에 대한 효과 등을 참고하여 환자를 평가하며 이를 통하여 현재의 진단과 예후, 치료 방침을 결정한다. 특히 심각한 질환인 경우 환자 및 보호자의 이해도와 반응에 대해 기록해 둘 필요가 있다. 치료 계획은 환자, 보호자 및 법적 대리인 등과 협의하여 이를 목표에 반영해야 하며 일정한 간격으로 전반적 평가를 시행하여 환자의 상태나 환자 또는 보호자의 목표의 중요한 변화가 있을 경우 이를 기록한다. 

 

 치료의 목표는 환자나 보호자, 대리인이 표현하거나 확인한 선호도, 가치, 목표, 필요성 등에 기반하여 설정하며 전문적인 지도나 지지에 의해 발전되도록 한다. 설정된 목표는 환자의 상태의 변화에 따라 환자 또는 보호자의 목표를 반영하여 변경될 수 있으며 다양한 치료 방법의 득실을 고려하여 결정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다학제 팀이 전문적인 조언을 해줄 수 있다. 기타 필요할 경우 학교 전문가나 지역사회 서비스 제공자, 종교인 등의 의견이 추가될 수 있다. 보완적 또는 대안적 치료 방법도 환자와의 논의에 포함되어야 한다. 

 

 다학제 팀은 치료 계획과 함께 지속적인 서비스를 환자 및 보호자에게 제공한다. 다학제 팀에는 의사 및 간호사는 물론 종교인, 사회 사업가 및 완화 치료에서 환자와 보호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아동 전문가, 간호조무사, 영양사, 작업 요법 치료사, 오락 요법사, 호흡 치료사, 약사, 물리치료사, 마사지, 예술, 음악치료사, 심리치료사, 언어치료사 등이 포함될 수 있다. 환자 및 가족은 언제든지 완화 치료 전문가에게 연락할 수 있으며 정기적으로 상태와 치료 계획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 다학제 팀은 회의를 통해 환자의 상태나 변화, 치료 방침에 대해 정기적으로 토의해야 한다. 원칙적으로 환자나 보호자의 요구에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완화 치료 환자에 대한 우선권을 부여해야 한다. 

 

 실현 가능한 서비스 제공을 위해 적절한 훈련을 받고 지도 감독하에 있는 자원봉사자의 참여를 격려한다. 완화 치료에는 적절한 자원 봉사자를 모집하고, 교육하고, 역할을 인식시키고, 실습을 하는 등의 자원 봉사자 교육도 포함된다. 각각의 프로그램에는 이와 관련한 원칙과 절차등에 대한 지침을 마련해야 한다. 

 

 다학제 팀은 교육, 훈련, 전문성 개발을 위한 지원을 받을 수 있다. 다학제 팀의 교육에는 완화 치료 영역에 필요한 태도, 지식, 기술 등이 포함되며 구체적으로는 통증과 증상의 평가와 관리, 의사소통기술, 의료 윤리, 비탄과 애도 반응, 가족과 지역사회의 자원, 호스피스 케어와 관련된 철학, 자격, 치료를 통한 이득 등이 포함된다. 또한 전문성을 확대하기 위해 멘토, 지도자, 관리자 등의 체계를 도입한다. 의사, 전문 간호사, 재활치료사는 각각의 영역에 대한 전문 자격증을 갖추어야 하며 호스피스와 완화 치료 영역에 적절한 경험을 갖추어야 한다. 종교인과 사회복지사는 최소 학사 이상의 학력을 소지해야 하고 각각의 영역에 해당되는 전공을 수료해야 하며 관련 분야에 대한 경험을 갖추어야 한다. 간호사, 간호보조사, 도우미, 자원봉사자에게는 특별한 자격이 요구되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