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관련 약물의 이해 VI

2024. 8. 27. 23:00완화의학/통증 치료의 기본 원칙

삼환계 항우울제 

 

 전통적으로 주요 우울장애 등의 기분장애에 사용되어 온 약제이며, 항우울효과와는 독립적으로 진통효과를 갖고 있다. 통증 조절을 위해 사용되는 삼환계 항우울제는 통증 자체를 제거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며, 참을 수 없는 정도의 통증을 참을 만한 정도로 낮추는 것이 목적이다. 

 

 

 약물 투여 초기에는 진통 효과를 거둘 수 없으며 다소 시간 경과가 필요하다. 저비용으로 좋은 효과를 거둘 수 있지만 다양한 부작용을 갖고 있는 것이 단점이다. 특히 투여 초기에 졸음이 발생하는데 아편계 약물의 졸음 효과가 상승 작용을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폐쇄형 녹내장이 있는 경우 금기이며 부정맥, 최근 심근 허혈증, 심근 경색 등의 문제가 있는 환자에서도 사용하면 안 된다. 기타 변비, 입마름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약물의 종류에 따라 진통 목적의 투여 용량은 다소 차이를 보일 수 있으나 소량으로 시작하여 서서히 증량한다는 투여 방법은 모든 약제에 적용된다. 가장 흔히 사용되는 아미트립틸린은 입마름, 졸음 등의 부작용이 좀 더 강한 편이나 진통효과도 강하다. 보통 10~300mg까지 사용할 수 있으나 국내 임상에서 100mg 이상 사용하는 경우는 드물다. 노르트립틸린은 아미트립틸린에 비해 부작용은 적은 편이나 진통효과는 높지 않다. 용량은 10~200mg까지 사용할 수 있다. 기타 이미프라민, 클로미프라민 등이 사용되는데 일반적인 용량과 부작용은 아미트립틸린과 유사하다.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 

 

 전통적인 삼환계 항우울제에 비해 약리적 효과는 비슷하면서 부작용을 비약적으로 줄임으로써 우울증 치료의 신기원을 다룬 약물이다. 시냅스 전 신경에서의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 기능이 통증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추정되지만 통증에서 세로토닌의 생리 효과가 아직 확실치 않은 만큼 SSRI의 진통 효과와 관련된 약리 작용은 분명하게 정립되어 있지 않다. 임상 연구에서 세로토닌의 진통 효과는 검증된 바 있지만 TCA에 비해 효과는 적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TCA에 비해 부작용이 적은 것은 확실하지만 오심, 구토, 설사 등의 소화기계 부작용과 식욕 저하, 약한 떨림, 좌불안석증 등의 부작용은 무시할 수 없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소량의 약물로 시작하여 점차 증량하는 것이 도움이 되며 소화기계 부작용이 심할 경우 항구토제 등을 함께 투여하면 부작용을 예방할 수 있다. 세로토닌 재흡수를 억제하는 약물을 병용 투여할 경우 심박 증가, 40°C 이상의 고열, 떨림, 마비, 간질, 신장 기능 부전 등의 증상을 보이는 치명적인 세로토닌 신드롬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SSRI는 투여 후 2~3주 정도 경화 이후부터 효과를 볼 수 있다. 따라서 투약 초기에는 증량을 피하고, 약물에 의한 부작용을 주의하면서 효과를 관찰할 필요가 있다. SSRI는 종류에 따라 부작용이나 효과가 조금씩 다르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서트랄린이 다른 약제에 비해 부작용이 약한 편이며 다른 약제와의 상호작용이 적어 여러 약물을 복합 투여하는 완화 치료 환자에게는 우선적으로 추천할 수 있다. 

 

 

기타 항우울제 

 

 기타 항우울제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도파민 등의 다양한 신경전달물질에 동시에 작용하는 약제이다. 노르에피네프니- 도파민에 작용하는 부프로피온, 세로토닌-노르에피네프린에 작용하는 벤라팍신, 듀록세틴, 기타 NASA로 분류되는 미르타자핀 등이 있으며 이 중 SNRI 계열 약물이 통증 완화에 뚜렷한 교화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벤라팍신 서방형은 기존 벤라팍신에 비해 부작용은 적은 편이지만 초기에 고용량을 투여할 경우 소화기계 부작용을 유발할 위험이 높아 저용량으로 시작하여 서서히 증량하는 것이 좋다. 부작용이 심할 경우 항구토제등의 소화기계 약물을 병용 투여하면 부작용을 쉽게 조절할 수 있다. 최대 용량은 225~375mg까지 투여할 수 있다고 하지만 혈압 상승의 위험이 있어 고용량에서는 혈압의 정기적 확인이 필요하다. 벤라팍신은 진통효과뿐만 아니라 통증 및 완화 치료 환자에서 보이는 심리적 불안, 동요, 우울감등의 정신 증상도 함께 치료할 수 있어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듀록세틴은 FDA에서 우울증과 통증에 적응증을 갖고 있는 약제이며 특히 당뇨병성 통증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적 치료 용량은 60mg 정도이다. 

 

 

국소 마취제 

 

 국소 마취제는 피하지방, 신경 뿌리, 척수 등에 주사하여 신경 흥분을 차단하는 약제이다. 하지만 리도카인을 정맥 주사하는 것처럼 전신적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대상포진과 같은 신경병성 통증에 효과적이다. 일부 환상통, 당뇨병 신경병증 등에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약리적 효과는 신경세포막의 안정화를 통해 얻어진다. 국소 마취제는 세포막의 나트륨 채널을 막아 신경세포의 흥분을 억제한다. 

 

 리도카인을 정맥 주사할 경우 반드시 심장 검사와 간기능 검사 등을 수행하여 이상 여부를 확인한 후에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성인 기준 kg당 1~2mg 정도의 리도카인을 식염수에 섞어 의료인에 관찰하에 10~15분 이상 천천히 투여한다. 환자에 따라서는 이명, 입 주변의 무감각, 쓴 맛, 어지러움 등을 호소할 수 있다. 

 

 리도카인에 효과적인 환자에서 멕실레틴과 같은 경구형 국소 마취제를 투여할 경우 대부분의 환자에서 통증이 약 50% 정도 줄어든다는 보고가 있다. 일반적으로 수면 전에 150mg 정도를 경구 투여한 후 부작용이 없으면 하루 세 번에 걸쳐 150mg을 각각 투여한다. 이후 진통 효과를 확인하면서 최대 1,200mg까지 증량할 수 있다. 흔한 부작용으로는 부정맥, 저혈압, 떨림, 긴장 등이 발생할 수 있고 피부 발진이나 간 독성 등의 심한 부작용도 발생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