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6. 23:01ㆍ완화의학/통증 치료의 기본 원칙
해열 진통제
18세기 무렵 해열 진통용으로 주로 사용되던 약제는 키나나무 껍질에서 추출한 퀴닌이었다. 하지만 나폴레옹 전쟁으로 인해 유럽으로의 수입이 어려워지면서 퀴닌을 화학적으로 만들려는 시도가 지속되었고 이러한 노력의 결과로 살리실산 등의 약제가 개발되었다. 또한 상기 성분을 변형하여 현재도 널리 사용되고 있는 아스피린이 만들어진다. 아스피린은 오랫동안 해열 진통제로 사용되어 왔지만 1970년까지 정확한 약리 작용은 알려져 있지 않았다. 1971년 베인등이 아스피린의 효과가 프로스타글란딘 형성을 억제하여 약리 작용이 나타남을 밝히면서 이와 관련한 약제의 개발이 급속히 이루어지게 되었다.
NSAID 약물과 해열 진통제를 따로 분류하기는 어렵지만 전통적인 해열 진통제인 아스피린계 약물과 아세트아미노펜을 이 장에서 따로 설명하려고 한다.
아스피린계 약물 : 아스피린계 약물은 이전부터 사용되던 약제로 Cox1, Cox2에 불가역적인 결합을 한다. 따라서 아스피린계 약물의 작용 시간은 조직 내에서 Cox 효소의 재생산 시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특히 혈소판의 경우 단백질을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이 없기 때문에 일단 아스피린계 약물과 결합할 경우 혈소판의 수명이 끝날 때까지 결합 상태가 유지된다. 따라서 수술이 예상되는 환자에서는 아스피린의 복용을 최소한 5일 이전, 안전을 위해서는 7~10일 이전부터 중단하도록 권유하는 것이 좋다.
심혈관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아스피린계 약물을 사용하는 환자에게 일반적인 NASID 계열의 약물을 함께 투여하는 것은 위장관 출혈의 위험을 높이고 항혈전 작용을 강화할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또한 Cox2형 NSAID 계열 약물 역시 아스피린과 함께 투여할 경우 초기에는 위장관 출혈을 줄일 수 있지만 6개월 이후에는 기존의 NSAID와 별다른 차이를 보이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또한 600~650mg 정도의 저용량의 아스피린을 한 번 복용한 것으로도 위장관 자극이 유발된다는 보고도 있다. 따라서 아스피린 계열의 약물은 진통 효과를 위해 장기적 복용하는 것은 피하는 것이 좋으며 특히 완화 치료에서의 사용은 금기하는 것이 좋다.
아세트아미노펜
아세트아미노펜은 석탄가 타르의 진통제라고 불릴 정도로 우연히 발견된 소염진통제이며 세계적으로 가장 널리 사용되는 약제이다. 일반적으로 NSAID나 아스피린 계열의 약물과 달리 이 약물의 약리 작용은 아직도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실험실 연구에서 아세트아미노펜은 기타 약물과 같이 Cox효소를 차단하는 효과를 보인다고 하지만 생체에서는 이러한 효과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세트아미노펜이 효과는 척수 이상의 중추신경계에서 효과를 보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아마도 중추신경계의 Cox에서만 선택적으로 차단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짐작하고 있다. 아동에서의 해열 진통제로 아세트아미노펜이 많이 추천되는 이유 중 하나가 말초 조직에서의 작용이 적기 때문에 NSAID에서 흔히 관찰되는 부작용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위장에서 빨리 흡수되지만 간 대사와 기타의 영향으로 경구 투여 시 약 투여 용량의 60% 정도에 해당되는 약제만 실제 해열 작용을 한다. 경구 투여 시 치료 효과는 30~60분 이후에 최고점에 이르며 2시간 정도 이후부터는 효과가 절반에 이르게 된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위험한 부작용이 거의 없는 안전한 약으로 알려져 있으며 장기간 복용에 의해서도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하루 4g 이상의 약제를 장기적으로 복용할 경우 독성 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아편계 약물
아편계 약물은 양귀비에서 추출한 아편을 기본으로 하는 약물이다. 여기에는 모르핀, 코데인, 기타 반합성물질 등이 포함된다. 기본적으로 모르핀과 유사한 기능을 하는 물질을 모두 아편계 약물에 포함시키는데 여기에는 작용제(모르핀과 같은 기능을 하는 약제), 길항제(모르핀의 기능을 저해하는 약제), 부분 작용제(작용 - 길항 혼합제)등이 모두 포함되며 천연 물질뿐만 아니라 합성제도 포함된다. 통상 마약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마약은 치료 목적 이외에 정신적 안정감을 얻기 위해 남용되는 정신 물질을 의미하는 경우가 많아 여기에서는 아편계 약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려고 한다.
아편계 약물의 수용체
기원전부터 통증의 조절을 위해 사용되던 아편계 약물의 작용기전에 대한 연구는 지난 30여 년 전부터 급속히 발전을 이루게 되었다. 특히 아편계 약물이 작용하는 수용체의 존재와 이의 기능에 대한 이해가 증가하면서 여러 가지 합성물질의 개발도 활발히 진행되었다. 아편계 약물의 작용은 뮤 μ , 카파 κ , 델타 δ 수용체가 대표적이며 기타 고아 수용체등이 존재한다. μ, κ, δ 수용체는 화학구조적으로 70% 정도가 같은 구조로 구성되어 있으며 생리적으로는 엔도르핀, 엔케팔린, 다이노르핀 등의 물질과 결합하여 통증 억제 및 기타 생리적 반응을 일으킨다. 특히 염증 반응 관련 통증에 효과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U 수용체
중추 신경과 말초 신경 모두에 존재하며 주로 염증 반응에 관여한다. 시냅스 전후에 모두 존재한다. 70% 정도는 말초 신경 말단에 존재하며 C, A-δ 신경과 교감신경, 면역 세포 등에도 분포한다. 중추신경에서는 대뇌 피질, 편도, PAG 등에 존재한다. 특히 PAG에서의 하행성 통증 조절 경로를 촉진하여 통증을 억제한다. U수용체는 통증 완화에 효과적이지만 호흡 저하, 변비, 아편 의존등의 부작용을 유발하기도 한다.
Δ 수용체
대부분의 생리적 아편계 물질은 μ 수용체와 δ 수용체에 동시에 작용하여 통증을 억제하는 기능을 갖는다. 특히 μ 수용체의 기능은 δ 수용체의 기능이 함께 이루어질 때 더 강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편계 물질에 의해 δ 수용체의 작용이 이루어질 경우 μ 수용체의 위치가 좀 더 표면 쪽으로 이동하여 약리 작요이 강화된다. Δ 수용체의 주된 역할은 진통 작용으로 알려져 있다.
K 수용체
말초 조직의 염증 반응에 주로 관여하는 수용체이며 오심, 구토, 우울감 등의 다양한 약물에 의한 부작용도 유발한다. U, δ 수용체와는 독립적으로 작용하며 동물실험에서는 급성 고온 통증을 억제하는 기능을 보인다. 진통, 소변, 수면 등의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ORL 수용체
U 수용체의 기능을 억제하는 길항작용을 주로 보이는 수용체이나 정확한 생리적 기전은 밝혀져 있지 않다. 스트레스 반응이나 운동, 기억, 심혈관 기능, 신장 기능 등에 작용하는 것으로 추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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