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증 관련 약물의 이해 V

2024. 8. 27. 21:56완화의학/통증 치료의 기본 원칙

중독, 남용 및 의존 

 

 아편계 사용의 남용과 중독을 예방하기 위해 다양한 규제가 존재한다. 국내에서도 보건복지부를 중심으로 아편계 약물 사용과 관련하여 다양한 규제를 실시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의 경우 아편계 약물의 정기적인 처방은 30일, 응급 상황을 위한 필요 시 처방을 3일 이상을 넘지 않도록 법제화하고 있다. 이러한 규제가 남용 및 의존을 억제하기 위한 중요한 정책임에는 틀림없지만 한편으로는 환자에게 필요한 만큼의 용량을 적절히 처방하는 데 방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어 완화 치료 환자에 대한 전문가의 약물 사용에 대해서는 논의가 필요하다. 

 

 

 필요 이상 과다하게 아편계 약물을 투여할 경우 중독 상태가 발생한다. 가장 흔하며 위험한 증상이 호흡 억제이며 이와 함께 의식 저하, 동공 축소가 3대 특징 증상이다. 급성 중독에 대한 처치로는 날록손을 정맥 주사한다. 통상 70kg 환자를 기준으로 0.8mg을 처방하는데 약물에 반응이 없으면 수 분 후에 주사를 반복한다. 만약 4~5mg 정도를 투여함에도 불구하고 반응이 없는 경우 환자의 의식 저하 상태는 아편계 약물에 기인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심리적 안정이나 기타 목적을 위해 정해진 용량 이상을 투여하거나, 강박적 사용, 갈망, 해로움을 인지하면서도 과용량을 투여하는 행위 등을 보일 경우 남용 상태로 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아편계 약물을 투여하는 만성 암 환자의 3~19%에서 남용을 보인다. 남용의 가능성은 개인 차이를 보이며 이전 약물 남용 병력이 있는 경우 가능성이 높아지기 때문에 아편계 약물의 사용 이전에 개인력을 조사해야 한다. 흔히 환자가 아편계 약물을 남용할 경우 보이는 징후는 다음과 같다. 

 

스스로 약물 용량을 증량함 

● 전통적인 방법으로 재처방을 반복적으로 요구함 

-  먹다가 토했어요

-  버스에서 잃어버렸어요

-  세탁기에 넣어버렸어요

-  누가 가방을 훔쳐 갔어요 등

● 여러 병원 쇼핑

● 예약 날짜 이전에 병원 방문 및 처방 요구

● 아편계 약물 증량 관련 집요한 요구 등 

 

 물론 상기 정황만으로 약물 남용 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를 살 수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숙달된 전문가가 아니라면 개인적 직관으로 남용 여부를 판단해서는 안 된다. 따라서 필요 이상의 약물을 복용하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감마 - 글루타밀 전이효소등의 간 효소나 적혈구 용량 등의 생화학 수치를 확인하거나 필요하다면 소변 검사 등으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고용량의 아편계 약물을 장기간 사용할 경우 의존 증후군을 보일 수 있다. 의존 증후군은 내성과 금단 증후군을 보이는 상태이며 특히 아편계 약물의 금단 증상은 치명적 결과를 보일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내성이란 같은 효과를 얻기 위해 사용되는 약제의 양이 점차 증가하는 경우이며 대부분의 아편계 약제는 내성을 유발한다. 금단 증상은 갑작스러운 약제의 중단으로 인해 다양한 신체적 증상이 나타나는 상태이며 도파민, 아세틸콜린, 세로토닌 등의 생리적 신경전달물질 체계의 민감성 증가와 관련된다. 또한 아편계 약제의 단기 사용은 청반에서 노르아드레날린의 활동을 감소시키지만 장기 사용시 생리적 적응 상태를 보인다. 따라서 약물을 급격히 중단할 경우 반동적인 과활성 상태를 보여 금단 증상과 관련한 신체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금단 증상 시 클로니딘 등의  α2-작용제를 투여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아편계 약물의 금단 증상은 다음과 같다. 

 

  • 우울감
  • 오심, 구토 
  • 근육통눈물, 콧물동공 확대, 소름, 땀설사 하품열(고열)불면 등

 

 

기타 보조 치료 약물

 

 통증 치료의 일차적 약제는 항염제와 아편계 약물이다. 이 약제들은 독특한 특성을 갖고 있으며 즉각적인 통증 완화 작용을 보인다. 하지만 각기 치명적 부작용의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가급적 통증에 필요한 만큼만 저용량으로 사용할 필요가 있으며 기타 약제를 보조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보조적 목적의 약제를 여기에서는 보조 치료 약물에 포함되어 설명하려고 한다. 

 

 보조 치료에 사용되는 약제는 통증 치료가 아닌 다른 증상에 대한 치료를 일차적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여러 연구를 통해 통증에도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입증된 약제이다. 보조 약제의 통증 경감 효과는 즉각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수일 내지 수 주 후부터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또한 보조 약제를 사용할 경우 필연적으로 다양한 약제를 동시에 투여하기 때문에 약물 상호간의 영향에 의한 원치 않은 부작용을 유발할 가능성을 항상 고려해야 한다. 보조 약물의 투여 시 약물 상호관계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필요하며 약물이 투여에 대한 확고한 목표가 설정되어야 하고, 경과에 대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추천되는 보조 약제의 조합은 다음과 같다. 뼈 통증의 경우 아편계 약제와 함께 NSAID계의 약제와 비스포스포네이트, 국소 또는 전신 방사선 치료를 병합한다. 신경병성 통증의 경우 아편계 약제와 함께 항우울제, 항경련제, 국소 마취제 등을 조합한다. 매우 심한 신경병성 통증의 경우 케타민과 같은 NMDA 수용체 억제제를 투여한다. 내장계 통증 또는 산통의 경우 아편계 약제와 함께 진경계 약물을 투여한다. 

 

 

항우울제 

 

 과거로부터 항우울제의 진통 효과가 심리적 경감에 의한 것인지 자체의 진통 작용인지 여부에 대한 논란은 지속되어 왔지만 항우울제 투여가 진통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임상 경험상 축적되어 온 사실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항우울제의 진통효과는 심리적 상태와 무관하게 발현되는 약리작용이며 우울증 환자에서 기분의 침체가 지속되는 경우에도 진통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많은 보고가 축적되었다. 

 

 동물실험에서 항우울제의 진통효과가 날록손 투여에 의해 제어된다는 보고가 있어 항우울제의 진통효과는 세로토닌, 노르에피네프린 등의 모노마인 계통의 신경전달물질을 통해 아편계 체계를 흥분시켜 나타나는 것으로 생각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