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8. 27. 17:27ㆍ완화의학/통증 치료의 기본 원칙
아편계 약물의 작용 기전
아편계 약물은 세포막에 위치하는 아편계 수용체와 결합하여 약리 기전을 나타낸다. 아편계 수용체는 지-단백-결합 수용체라는 독특한 구조를 갖고 있으며 약물과의 결합을 통해 신경의 흥분을 억제하는 기능을 보인다. 이는 다음의 세 가지 기전을 통해 나타난다.
- 아데닐사이클라아제의 억제
- 칼륨 채널의 확대(주 : 시냅스에서의 흥분 전달 억제 기능)
- 칼슘 채널의 억제(주 : 시냅스 전 신경의 신경전달물질 분비 억제)
아편계 약물의 작용은 지용성의 정도, 확산되는 정도, 혈장 단백질과의 결합 정도에 따라 발현 시간이나 작용 부위 등에 차이를 보일 수 있다. 예를 들어 모르핀의 경우 수용성 약물로 대뇌에 침투되는 시간이 다소 오래 걸릴 수 있다. 대부분의 아편계 약물은 체내에서 급속히 확산되어 빠르게 제거되는 특징을 갖는다. 따라서 통증 억제 기능이 급격히 일어났다가 금방 사라지는 경향이 있다.
지용성 아편계 약제는 온몸에 퍼져 머무르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에 한꺼번에 다량의 약제를 투여하는 것보다는 조금씩 오랫동안 혈관 내 주사 하는 것이 더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대부분의 아편계 약물은 간에서 대사되어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간기능이 저하된 환자에서는 투약 용량을 낮추는 것이 바람직하다.
아편계 약물 사용에서 주의해야 할 점은 내성과 관련된 문제이다. 즉 같은 용량의 아편계 약제를 장기간 사용할 경우 약물에 의한 생리적 반응이 점차 줄어들게 되고 따라서 통증 억제 기능도 약화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점차 용량을 증가시키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는데, 고용량의 아편계 약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경우 섬망, 중독, 의존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피하기 위해 한 가지 약제가 아닌 여러 종류의 아편계 약제를 혼합 투여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각각의 아편계 약물의 작용 기전이 조금씩 다르고 작용제와 부분 작용제에 의한 아편계 수용체의 흥분 체계가 조금씩 다르기 때문에 적절한 혼합투여가 내성을 방지하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또한 생리적 평형 유지 기능으로 인하여 아편계 약물에 의한 신경 흥분 억제 기능은 다른 신경의 흥분을 유발할 수 있다. 즉 아편계 약물의 투여에 의해 소화기 관련 부작용이 발생하거나 아편계 약물을 갈망하는 신경체계가 흥분되어 의존 증후군을 유발할 수도 있다.
아편계 약물의 종류
아편계 약물은 수용체에서의 작용, 진통 효과 등으로 분류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여기에서는 진통 효과에 따라 기술하고자 한다.
경증 및 중등도 통증에 사용되는 약물
코데인
코데인은 천연 화합물로 진통, 기침 억제, 설사 억제 등의 용도로 사용되는 약제지만, 최근 향정신성 약물로 분류되어 제한적으로 사용이 가능하다. 모르핀에 비해 약효가 약한 편으로 μ 수용체에 결합하여 진통효과를 나타낸다. 코데인은 대부분 간에서 분해되며 신장으로 배출되는데 부해 과정 중 약 10% 정도가 모르핀으로 합성된다. 이러한 합성물이 진통효과와 관련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기침 억제 효과는 코데인 자체의 효과이며 관련 수용체와의 결합을 통해 효과를 나타낸다.
코데인은 진통효과를 위해 단독으로 사용되는 경우는 드물고, 다른 진통제와 함께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특히 아세트아미노펜 등과 복합 투여할 경우 좀 더 좋은 효과를 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코데인은 경구 투여 시 30~60mg 정도 사용되며 4~6시간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240~360mg 코데인을 사용해도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 약 60mg 정도의 모르핀으로 교제 투여하여 점차 증량한다.
하이드로코데인
코데인의 반합성물질로 진통, 기침 억제, 설사 억제 등의 용도로 사용된다. 경구 투여 시 코데인과 거의 동등한 효능을 보인다. 하지만 정맥 주사할 경우 거의 2배 정도의 효과를 보인다. 이는 간에서의 대사와 관련된 효과로 추정되고 있다. 일반적으로 30mg을 3~4시간마다 투여하는 것으로 시작한다. 효과가 없을 경우 60mg으로 증량하는데 하이드로코데인은 용량 증가 시 진통효과는 미미하고 부작용의 위험이 증가하므로 60mg Qid(주 : 1일 4회 분복) 이상은 투여하지 않는 것이 좋다. 특히 고용량 투여 시 심한 신장 독성이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트라마돌
트라마돌은 중추신경계에 작용하는 아편계 약물로 다른 약물과 다른 독특한 작용기전을 보인다. 아편계 수용체의 결합력은 중등도 정도이지만 κ, δ 수용체에 대한 결합력에 비해 μ 수용체에 대한 결합력이 20배 정도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아편계 약물과 달리 중추신경계에서 노르아드레날린과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억제하여 비아편계 진통효과를 나타낸다. 또한 모르핀에 비해 남용이나 호흡 억제 등의 부작용이 적어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 통상 사용 용량은 25~100mg을 4~6시간마다 경구 투여하는데 어지러움, 현기증 등의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어 하루 최대 400mg을 넘기지 않도록 한다.
중등도 이상 고도 통증에 사용되는 약물
모르핀
모르핀은 약 200년 전부터 임상에서 진통 목적으로 사용되어 온 천연물질이다. 특히 다른 합성 아편계 약물에 비해 저렴하기 때문에 WHO에서 마약성 진통제 중 표준 약물로 지정되었다.
투여된 약물의 1/3은 혈장 단백과 결합하지만 나머지는 혈장에 분포한다. 모르핀은 친수용성(주 : 물에 잘 녹는) 약제이므로 조직 내로의 침투는 제한적이다. 모르핀은 간에서 모르핀-3-글루크로나이드와 모르핀-6-글루크로나이드로 대사된다. 모르핀-3-클루크로나이드는 비활성 물질이지만 모르핀-6-클루크로나이드는 모르핀보다 좀 더 강력한 효과를 보이며 반감기도 길다. 위의 대사물질은 소변으로 배출되는데 만약 신장 기능이 저하된 경우 모르핀-6-글루크로나이드에 의해 호흡 억제와 같은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반면 간기능이 저하된 경우에는 모르핀의 대사에 별다른 영향을 받지 않아 비교적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
정맥 주사 시 모르핀의 효과는 10~15분 이후에 발현되며 4~6시간 정도 효과를 볼 수 있다. 근육 주사나 피하 주사의 경우 70kg 정도의 건강한 성인을 기준으로 초기 용량은 10mg 정도이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용량의 편차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 노인이나 기타 전신 상태가 불량한 완화 치료 환자의 경우 성인 용량의 절반 이하(5mg)에서 시작하는 것이 좋다. 정맥 주사의 경우 20mg까지 사용할 수 있다. 경막외나 경막내 주사 시 좀 더 강력한 효과를 오랫동안 얻을 수 있는데 경막외의 경우 1~4mg, 경막내의 경우 0.1~0.4mg 정도의 소량의 모르핀으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경구 투여제로는 즉시 효과를 볼 수 있는 약제와 서방제가 있으며 같은 용량을 투여할 경우 정맥 주사제에 비해 20~30%의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일반적인 모르핀의 경우 하루 4번에 걸쳐 투여하며 저용량으로부터 시작하여 통증의 정도에 따라 점차 증량하는 것이 좋다. 통상적인 모르핀으로 시작하여 통증 조절에 필요한 용량이 결정되면 서방형으로 교체하여 하루 두 번 투여한다. 단, 서방형의 경우 급성 통증이나 돌발 통증에는 적절하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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