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질환의 완화 치료

2024. 9. 4. 22:22완화의학/기타 질환별 완화 치료

간기능 부전의 이해 

 

 간기능 부전이란 더 이상의 재생 능력이나 손상 회복을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른 경우에 해당되며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다. 간기능 부전은 급성으로 발생할 수 있으나 완화 치료가 필요한 만성 간기능 부전은 대부분 간경화와 관련된다. 간기능 부전은 원인 질병의 발생과 전반적 기능 부전이 나타날 때까지의 경과 시간에 따라 나누는데 원인 질환 발생 이후 8주 이내에 기능 부전이 나타나는 경우 전격 간기능 부전이라고 하며, 8~26주 사이에 나타나는 경우 후기 발병 간기능 부전, 6개월 이상 기간이 경과할 경우 만성 대상부전성 간기능 부전으로 분류한다. 

 

 만성 대상 부전성 간기능 부전의 대표적인 예는 간경화로 대부분의 간 세포가 반복적인 손상에 의해 섬유화가 진행된 상태이며 이러한 변화는 다양한 간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국내에서 간경화를 유발하는 주된 원인은 바이러스성 간염에 의한 경우이며 이외에 알코올성 간경화 등도 적지 않다. 

 

 간경화 초기 상태를 거쳐 말기 상태에 이르게 되면 간문맥의 혈류가 간을 통과하지 못하고 다른 부위로 흐르면서 다양한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이를 간문맥 항진증이라 하며 이와 관련된 합병증으로는 복수, 자발성 세균성 복막염, 십이지장과 식도의 정맥류, 간성 뇌증, 신장 부전, 응고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피로감, 복부 팽만, 통증, 자발성 출혈, 위장관 출혈, 혼란 등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에서 연구된 자료에 따르면 피로감, 복부 팽만감, 사지 부종, 근육 경련 등이 치료를 요하는 증상으로 꼽히고 있으며 오스트레일리아에서 조사된 자료에 따르면 신체적 및 정신적 피로감, 짜증, 우울감, 복부 통증이 가장 흔한 호소 증상이다. 특히 말기 간 환자의 69%에서 통증을 호소하며, 근육 경련은 52%에서 발생하고 환자의 삶의 질을 크게 저하시키지만 이에 대한 의료진의 평가가 부족하다는 보고가 있다. 

 

 기타 50%의 환자에서 우울증이 확인되지만 의료진의 정신 증상에 대한 경험이 부족한 경우 피로감, 무기력, 불면 등이 신체 증상 때문에 적절하게 감별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불안의 경우 연구에 따라 결과는 다소 차이가 있지만 27~44%의 환자에서 중등도 이상의 불안이 관찰된다. 

 

 

 

간기능 부전의 예후 

 

 간기능 부전의 평가는 차일드-퓨 척도나 말기 간질환 모델이 많이 사용된다. 차일드-퓨 척도는 원래 수술 중 사망률을 예측하기 위해 사용하였으나 최근에는 주로 간경화와 관련한 만성 간질환의 예후를 평가하는 데 사용되고 있으며 환자의 예후를 예측하거나 치로 방침 수립 및 간 이식의 필요성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고 있다. 

 

 MELD는 원래 만성 간질환의 심각성을 평가하기 위한 척도로 목 정맥을 통해 간 내의 간문맥과 간정맥 간에 연결을 시행하는 경내경정맥 간내문정맥 단락술을 시행한 환자의 3개월 내 사망률을 예측하기 위해 개발된 도구이나 최근에는 간 이식 수술을 받는 환자의 예후를 평가하는 데 유용하게 사용되고 있으며 만성 간질환자의 사망률을 평가하기 위해 이용되기도 한다. 

 

 복수는 말기 간질환자에서 가장 먼저 나타나는 합병증으로 증상 발생 시 2년 내 사망률은 50% 정도지만 약물로 조절되지 않는 경우 6개월 내 사망률은 50%에 이른다. 이에 비해 심각한 간성 뇌증의 경우 평균 생존기간은 12개월 정도이다. 만성 간질환에성의 감염은 종종 심각한 결과를 보이는데 30일 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30%에 이르며 나머지 중 30%는 1년 이내에 사망한다. 

 

 만성 간질환은 다른 기관에도 악영향을 미치며, 심장이나 신장 기능에 문제를 유발하기도 한다. 특히 간질환에 의해 신장 기능이 급속히 저하되는 간신 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는 상태이며 간 이식 또는 투석 등이 필요한 상태이다. 이는 크게 1형과 2형으로 분류된다. 

 

 1형의 경우 급속하게 신장 기능이 저하되는 특징을 보이는데 2주 내에 혈청 크레아티닌이 2배 이상 증가하여 2.5mg/dl를 넘거나, 24시간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50%이상 감소하여 20ml/min 미만이 되는 경우이다. 

 

 2형은 1형에 비해 서서히 발생하지만 일반적으로 간문맥의 혈압이 높아져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이뇨제로 증상이 완화되지 않는 특징을 갖는다. 검사상 혈청 크레아티닌이 1.5mg/dl 이상이거나 24시간 크레아티닌 청소율이 40ml/min 이하로 나타난다. 

 

1형의 경우 평균 생존기간은 4주 정도이며 2형의 경우도 평균 6개월 정도의 생존기간을 보인다. 

 

 만성 간질환의 유일한 치료 방법은 간 이식술이지만 간 기증자가 부족하여 장기간 대기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며 심한 심장 - 폐 질환 등의 다른 문제가 동반된 경우 간 이식술을 시행할 수 없는 경우도 많다. 

 

 

 

간기능 부전의 완화 치료 

 

 간기능 부전 환자의 완화 치료에서 염두에 두어야 할 사항은 대부분의 약제가 간에서 대사되기 때문에 간기능이 저하된 경우 약물이나 독성 대사 물질이 체내에 축적될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간으로의 혈류가 줄어들기 때문에 생물학적 활성 물질의 작용시간도 길어지게 된다. 따라서 어떤 약제를 사용하든 일반적인 경우에 비해 저용량으로 시작하고 서서히 증량하는 것이 필요하다. 

 

 

 말기 간질환자의 경우 폐암이나 대장암 환자가 비슷한 정도의 통증을 호소하지만 이러한 말기 간질환자에 대한 약물 연구가 많지 않다. 또한 과거 알코올 등의 약물 남용 병력이 있는 경우 의료진은 이러한 환자에 대한 아편계 약제의 사용을 꺼리기도 한다. 아편계 약물은 간성 뇌증을 악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고 변비 등의 증상을 일으켜 간성 뇌증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에 일부 문헌에서는 말기 간질환자에 대한 아편계 약제 사용을 금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러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임종을 앞둔 환자의 통증 조절에 유용한 약제임은 틀림없다. 따라서 불가피하게 아편계 약물을 사용할 경우 소량으로 시작하여 서서히 증량하는 원칙의 적용은 필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