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 질환의 완화 치료 II

2024. 9. 4. 14:54완화의학/기타 질환별 완화 치료

파킨슨병 

 

 파킨슨병은 운동 완만, 경축, 진전, 자세 불안정 등의 운동 증상을 중심으로 진단하며 초기부터 중기까지 도파민성 약제를 경구 투여하는 것으로 충분한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증상이 점차 진행됨에 따라 기존의 도파민성 약제에 대한 반응이 줄어들게 되어 운동 이상에 대한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도 있으며 운동 증상 이외의 증상도 발현하게 된다. 

 

 비운동성 증상으로는 통증, 침 흘림, 질식 및 연하장애, 변비, 요실금, 인지장애, 환각, 우울 및 불안, 성장애, 불면 등이 포함된다. 비운동성 장애 역시 운동성 장애만큼이나 다양한 문제를 유발할 수 있으며 어떤 경우에는 운동성 장애보다도 더 심한 삶의 질 저하 및 보호자의 부담을 유발한다. 

 

 파킨슨병의 예후를 평가할 수 있는 근거는 충분하지 않지만 초기 증상이 심할수록, 남성인 경우에 좀 더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반적으로 L-Dopa를 하루 5번 이상 투여하거나 깨어 있는 시간 중 약물의 효과가 없는(off-time) 시간이 1~2시간 이상인 경우 기타 장치(예 : deep brain stimulation 등)를 활용한 치료가 필요할 수 있다. 

 

 균형, 걸음, 몸이 굳는 발작 등의 운동 증상은 물리 치료와 함께 L-Dopa계통의 약물을 사용하며, 급성 운동감소증은 아포모르핀에 잘 반응한다. 과운동증은 운동 감소증에 비해 부담이 적은 편이긴 하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항정신병 약제의 사용이 불가피할 수 있다. 구축 증상은 예방하기 쉽지 않은 증상으로 심한 경우 힘줄 적제술 등의 수술적 접근이 필요할 수 있지만 최근에는 보툴리늄독소를 주사하여 효과를 보는 경우가 많다. 

 

 파킨슨병에서의 통증은 흔히 간과되는 증상이지만 말기 환자의 86%에서 통증을 호소한다는 보고가 있다. 통증은 경직, 경축, 근육긴장연축 등에서 유발될 수 있으며 불편한 자세나 변비 등도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원인 질병에 대한 치료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아편계 약제의 사용이 필요하다. 아편계 약제의 사용으로 오심이나 구토 증상이 발생할 경우 중추신경계의 작용이 적은 돔페리돈 등의 약제가 도움이 된다. 

 

 

 

근위축성 측색 경화 

 

 루게릭병으로 알려진 운동신경의 퇴행성 질병으로 10만 명당 6~8명 정도에서 발병하며 보통 40세 이상에서 발병한다. 발병 연령의 중간값은 58세이고, 발병 후 생존기간은 3~4년 정도지만 약 10% 정도의 환자는 10년 정도까지 생존하기도 한다. ALS의 원인은 분명치 않으나 5~10%는 유전적 원인을 가지며 50%에서는 유전자 변이가 확인된다. 이러한 유전적 변이는 운동신경의 기능에 문제를 유발하여 미토콘드리아의 기능장애, 단백질의 응집, 자유 라디칼의 생산, 액손의 수송 기능 저하, 염증 반응, 세포자멸 등의 병리적 변화에 의해 신경 세포를 파괴한다. 

 

 유전자 변이의 종류에 따라 증상의 발현도 다소 차이를 보인다. SOD1의 변이가 발생한 경우 증상이 젊은 나이에 발생하고 다리의 마비로 시작되는 반면 TARDBP의 변이의 경우 팔부터 증상이 시작되고, 아시아인의 경우 연수 마비 증상이 먼저 나타난다. FUS 유전자의 변이인 경우 40대 이하에서 증상이 발생하며 팔의 마비로부터 시작되고 2년 이내에 사망하는 경우가 많다. 기타 흡연, 육상 운동, 두부 외상 등도 발생 원인으로 생각되는데 이탈리아의 한 연구에 따르면 축구선수의 경우 일반인에 비해 발병률이 6.5배 정도 높다는 보고도 있다. 

 

 ALS는 수의근의 근육섬유다발성수축과 점진적 마비 증상을 유발하며 고위 또는 하위 운동신경의 손상 여부에 따라 반사항진이나 경직 등을 유발한다. 기타 고위 중추의 손상 위치에 따라 언어장애, 연하장애가 20~30%에서 발생한다. 말기 상태에서는 동안 기능과 괄약근 기능의 저하가 발생하지만 인지 기능과 감각 기능은 유지된다. 일반적으로 사지 증상이 먼저 발생하거나 나이가 어린 경우 예후가 좋은 편이며 운동 기능 유지, 호흡 기능의 유지, 체중 유지 등이 좀 더 오랜 기간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 요인이다. 

 

 초기 증상은 주로 사지에서 시작하며 약 2/3는 팔에서 시작한다. 초기 증상은 국소적이며 한쪽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걸을 때 발목이 꺾이는 증상이나 손 운동의 기민함 상실, 팔을 들 때 힘이 없음 등이 환자가 처음 자각하는 증상이다. 나이가 많은 여성에서 비교적 더 많이 발생되는 연수에서 기인하는 ALS는 좀 더 예후가 좋지 않으며 초기 증상으로는 언어 장애가 많고 그 다음으로 연하 장애가 흔하다. 

 

 ALS에서 흔히 간과되는 증상 중 하나가 통증이다. ALS는 운동신경의 장애이므로 감각기관의 침범은 적어 통증 감각이 남아 있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 감각신경을 침범하여 통증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대부분의 구축이나 몸을 움직일 수 없어서 느껴지는 통증에 기인하며 욕창 등이 피부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ALS의 근본적 치료 약물은 없으며 FDA에서 공인된 치료제인 리루졸도 약 3개월 정도 생명을 연장시키는 정도이다. 리루졸은 글루타민의 길항 작용을 하는 약제로 흥분독성을 억제하기 위한 약제이다. 따라서 대증적 치료를 하는 것이 원칙이며 약제의 사용 역시 증상에 근거하여 사용하게 된다. 

 

 ALS 환자의 가장 많은 사망 원인은 호흡히 근육 약화에 따른 호흡 곤란이다. 기침을 통해 노폐물을 배출할 힘이 없어 분비물에 의해 질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호흡 곤란을 보이는 환자의 60% 이상에서 갑작스러운 기능 악화에 따른 사망이 관찰되므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다. 언제부터 인공 호흡기를 적용할지 여부는 다양한 주장이 있으나 이산화탄소 분압이 45mmHG 이상이거나 야간 산소 분압이 90% 이하인 경우 침습적 또는 비침습적 인공 호흡기 적용을 고려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