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의 완화 치료 II

2024. 8. 31. 18:06완화의학/기타 질환별 완화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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흉막 삼출

 

 흉막 삼출이란 흉막 내 공간에 수액이 고이는 현상으로 좌측 심장부전(36%), 폐렴(22%), 폐, 유방, 림프종 등의 암(14%), 폐색전증(11%), 바이러스 감염(7%) 등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 흉막은 정상적으로도 하루에 약 15ml 정도의 수액이 생성되고 흡수되는데 이 경우 일반적인 영상 검사에서는 나타나지 않는다. 수액은 누출액과 삼출액으로 나뉘는데 누출액이란 맑은 수액으로 심장 부전, 간경화, 신장 증후군 등에서 나타나며 삼출액이란 고름과 같은 수액으로 감염이나 일부 암에서 나타날 수 있다. 

 

 흉막 삼출이 500~1,000ml 이상인 경우 호흡 곤란이 발생하지만 증상과 항상 일치하는 것은 아니며 간혹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도 있다. 흉막 삼출 상태는 영상 검사로 쉽게 확인할 수 있다. 기립상태에서 일반 엑스레이 검사를 시행할 경우 삼출의 용량이 75ml 정도의 경우 후방 늑골횡격막 각이 모호해지고, 175ml 이상인 경우 측면 늑골횡격막이 모호해지고, 500ml 이상인 경우 전체 횡격막의 모양이 모호해지며, 1,000ml 이상인 경우 4번째 늑골의 위치까지 삼출이 고이게 된다. 일단 흉막 삼출에 의한 호흡 곤란이 추정되는 경우 수액을 검출하여 임상병리학적 검사를 시행하여 원인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 

 

 흉막 삼출의 치료는 원인 질환에 따라 달라지는데, 암에 의한 경우 대증적 치료를 시행해도 95% 정도에서는 일주일 내에 증상이 재발한다. 암에 의한 경우 삼출이 많지 않고 증상이 심하지 않은 경우 경과 관찰이 추천되지만, 호흡 곤란을 유발할 정도로 심한 경우 치료적 흉강 천자술을 시행한다. 일반적으로 1.5L 정도의 수액을 제거하는 것은 안전하지만 천자술 도중 가슴 통증이 발생하면 바로 중단한다. 흉강 천자술 시행 후 삼출이 서서히 증가하는 경우 천자술을 재시행하는 것이 도움이 되지만, 삼출이 빠르게 증가하는 경우 전문가에게 의뢰하여 화학적 흉막 유착을 시행할 수 있다. 흉강 천자술은 원인에 따라 다르지만 겨드랑이 중앙선을 중심으로 8~10번 늑골의 공간을 이용한다. 시술 시 가급적 초음파 유도하에 시행하는 것이 안전하다. 

 

 

 

만성 호흡기 질환의 완화 치료 원칙 

 

 암에 의한 호흡기 질환 이외의 다른 원인에 의한 질병의 경우 사망을 예측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1995년에 시행된 한 조사에서 담당 의료진의 50% 이상이 COPD 환자의 사망 5일 이전에 해당 환자가 향후 적어도 6개월은 생존할 것이라고 예측했다는 결과가 있다. 반면 암 환자의 경우 동일 조건에서 6개월 이상 생존할 것이라고 예측한 의료진은 10%도 되지 않았다. 이러한 예측의 불안 때문에 의료진은 환자와 완화 치료 여부에 대해 질문할 기회를 갖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이 중 많은 수는 실제 완화 치료에 대한 정확한 내용을 파악하고 있지 못하다. 

 

 적지 않은 호흡기 질병 환자는 병원을 떠나는 것을 꺼리는데 인공 호흡기를 떼기 어렵고, 가정에서 적절한 조치를 받기 어려우며, 병원을 벗어날 경우 삶의 질이 저하되고, 의료진의 지속적인 도움을 받을 수 없으며, 퇴원 후 바로 재입원하는 경우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의료보험의 문제도 호흡기 질환자의 완화 치료적 접근을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국내의 경우 2016년에 마련된 완화 치료, 호스피스 치료 및 연명의료 중단 관련 법률에서 다행히 만성 호흡기 질환자에 대한 완화 치료가 적용되도록 하고 있지만 일본의 경우 호흡기 질환에 대한 완화 치료는 정당한 보험료를 청구하기 어렵고 미국의 경우도 각 주의 원칙에 따라 보험 적용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일반적으로 COPD 환자의 완화 치료를 시작하는 시점은 다음과 같다. 

 

  • 숨쉬기가 어려운 경우 
  • 1초 동안 내쉰 공기 용량(FEV1)이 30% 미만으로 예측되는 경우 
  • 증상의 급성 악화로 인하여 전년도에 한 번 이상 입원한 경우 
  • 좌측 심장 기능 부전이나 관련 문제가 발생한 경우 
  • 종말증 등의 체중 감소 
  • 전반적 기능 감소 
  • 타인에 대한 의존 증가
  • 70세 이상

 

 

 기타 호흡기 질환의 치료 시점도 위에서 열거한 COPD 환자와 크게 다르지 않다. 환자에 대한 완화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적절할지에 대한 명확한 답을 얻기 어려운 경우 '놀라운 질문'을 해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이는 머레이 등이 발표한 내용으로 의료진 스스로가 "저 환자가 1년 이내에 사망한다면 놀라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을 해보는 것이다. 만약 그렇지 않다면 그 시점이 완화 치료를 시작할 좋은 시기라는 의미이다. 

 

 호흡기 질환에 대한 완화 치료는 환자의 삶의 질 향상과 불필요한 고통을 덜어주는 등의 도움 외에도 의료경제적 이점을 가질 수 있는데 미국의 한 조사에 따르면 완화 치료를 시행할 경우 환자 개인당 생의 마지막 한 달 동안 소요되는 전체 의료 비용의 45%에 해당되는 6,580달러의 의료비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삽관 등 침습적 인공 호흡 등의 불필요한 의료를 제한하고 통증과 호흡 곤란을 좀 더 자연스럽게 교정할 수 있는 장점을 가질 수 있다. 호흡 곤란 환자가 어떤 원인에 의해서든 삽관을 시행한 경험이 있다면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 말기 환자에 대한 침습적 인공 호흡은 예후에 영향을 미치지도 못하며 삶의 질 저하를 유발한다. 호흡 곤란으로 두 번 이상 응급 입원을 시행한 만성 호흡기 질환자의 경우 5년 생존율이 20% 이하로 떨어지게 된다. 단, 천식 등의 증상은 이에 해당되지 않는다. 

 

 만성 호흡기 질환자에 대한 완화 치료는 호흡 곤란을 해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호흡 곤란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은 모르핀 등의 아편계 약제의 사용이다. 아편계 약제는 호흡 충동을 줄이고 동맥 내 이산화탄소의 농도를 낮추며 휴식 시 필요한 산소의 양을 줄이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아편계 약제는 경구 또는 주사제로 좋은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수면 호전과 불안 감소 등의 효과를 볼 수 있다. 미국흉부협회에서는 아편계 약제의 호흡 억제 효과와 이산화탄소증 유발의 위험 때문에 호흡기 환자에 대한 아편계 약제의 사용 제한을 주장하기도 하지만 완화 치료가 필요한 환자에게 사실상 다른 대안이 없으며, 실제로 약제가 호흡 곤란을 완화한다는 결과만으로도 완화 치료 상황에서 아편계 약제의 사용은 지지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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