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9. 10. 19:24ㆍ완화의학/완화 치료 관련 흔한 증상의 관리
변비
환자는 배변과 관련하여 지속적이거나, 간헐적인 어려움이 있거나, 불충분하다고 생각할 경우 흔히 변비가 있다는 호소를 한다. 따라서 주관적인 판단이 가미되는 경우가 많다. 임상 연구나 약물 연구에서 많이 채택되는 로마 기준에서는 변비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지난 3개월 기준으로 다음 항목 중 두 가지 이상이 해당되는 경우
기간 중 최소 25% 이상에서 부담을 가짐
기간 중 최소 25% 이상에서 단단한 변을 봄
기간 중 최소 25% 이상에서 불충분한 배변을 경험함
일주일간 세 번 이하의 장 운동
기타 헛배 부름, 배변 시 통증, 항문 출혈, 가성 설사, 허리 통증 중 한 가지 이상의 증상
완화 치료에서 변비가 중요한 이유는 아편계 약제의 사용 시 흔한 부작용 중 하나가 변비라는 점이다. 아편계 약제를 복용하는 노인 중 87%에서 완화제의 투여가 필요하다는 보고도 있다. 아편계 약제를 사용할 경우 괄약근의 톤이 증가하고, 소장 및 대장의 운동이 느려지게 되며, 소장에서의 수분 흡수가 증가하고, 배변 반사가 줄어들게 되는데 이러한 약리적 효과가 모두 변비를 유발하는 작용과 관련이 있다. 약제에 따라 이러한 영향이 다소 다르며 펜타닐과 메타손 등은 모르핀에 비해 변비를 유발하는 효과가 강하지는 않지만 어느 정도는 위장관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약물에 의한 변비 이외에 암의 종괴효과에 의해 위장관 통로가 차단되거나 암에 의해 식욕 감퇴를 보이는 경우에도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며 기타 당뇨, 갑상선 저하증, 저칼륨증 등의 관련된 신체 증상이 변비를 이차적으로 유발할 수 있다.
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다음의 조치가 필요하다.
첫째, 적절한 운동을 통하여 장 운동을 자극하는 것이 도움이 되므로 신체가 허용되는 한에서 운동을 격려하는 것이 좋다.
둘째, 적절한 수분 섭취가 필요하다. 변비 증상의 경우 변의 수분이 부족한 경우가 많으며 환자가 수분 부족 상태 시 이러한 증상은 더욱 악화될 수 있다.
셋째, 식욕 젛에 따른 섬유질 섭취 부족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많은 환자에서 섬유질 섭취를 증가시키는 것만으로도 변비 증상을 완화할 수 있다.
넷째, 변비를 유발할 수 있는 약제 사용에 주의가 필요하다. 완화 치료에서 변비와 가장 관련이 높은 것은 아편계 약제지만 이외에 항콜린성 작용을 갖는 항우울제, 항파킨슨 약제 및 알루미늄이나 칼슘 성분을 함유한 제산제, 이뇨제, 전간제, 철분제, 항고혈압제 등의 약제도 변비 유발 가능성이 있다.
다섯째, 입원 환자의 경우 배변과 관련한 편안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침상에서 배변을 유도하기보다는 환자의 사생활을 보호할 수 있는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
적절한 예방 조치에도 불구하고 입원 중 많은 환자에서 변비가 발생한다. 변비를 치료하기 이전에 우선 장폐색이 발생하였는지를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폐색에 의한 변비의 경우 약제 사용으로 통증이나 관련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호스피스 관리를 받는 약 80%의 환자에서 연화제 사용이 필요하다는 보고도 있다. 경구 연화제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는데 하나는 변을 묽게 만드는 약제이고 다른 하나는 장의 운동을 증진시키는 약제이다. 변을 묽게 하는 약제는 대부분 변의 용량을 증가시키며 반사적으로 대장의 운동을 증진시키는 효과를 갖는다. 장 운동을 증진시키는 약제는 장 근육을 수축시키고 이로 인한 장내 수분을 증가시키는 효과를 보인다. 따라서 상기 약제는 상호 보완적인 특성을 갖기 때문에 약제를 조합할 경우 한 가지 약제만을 사용할 때에 비해 전체적인 투약 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장점을 갖는다.
국내의 임상 경험을 볼 때 적지 않은 환자가 관장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 경구 연화제와 관장 중 어느 쪽이 효과적인지에 대한 비교 연구는 많지 않으나 관장 시행 시 인산염 관장 시 100%, 미니 관장 시 95% 비사코딜 제제 사용 시 66% 글리세린 관련 사용 시 38%에서 효과를 본다는 보고가 있다.
변비에 대한 치료는 다음의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1. 장폐색 여부 확인 : 장폐색이 의심되는 경우 장운동 증진 관련 약제의 사용을 피하고 변 연화제를 투여한다.
2. 딱딱한 변에 의해 직장이 막힌 경우 : 변을 부드럽게 만들지 않으면 자발적 배변이 어렵다고 판단될 경우 글리세린, 올리브오일 등을 이용한 관장을 시행한다. 만약 손가락 관장이 필요한 경우에는 국소마취 등이 필요할 수 있다.
3. 부드러운 변으로 직장이 막힌 경우 : 장운동을 활발하게 하는 약제의 사용이 권장된다. 만약 약제 사용만으로 충분치 않을 경우 미니 관장을 추가할 수 있다. 일단 배변이 이루어진 이후에는 증상을 확인하여 변을 묽게하는 약제의 사용이 필요할 수 있다.
4. 직장 내 변이 많지 않는 경우 : 두 종류의 연화제를 동시 투여하는 것이 전반적 약제 사용량을 줄이며 좀 더 나은 효과를 볼 수 있다.
만성 설사
임상적으로 설사는 하루 3번 이상 형태를 갖추지 않은 변을 보는 경우를 의미한다. 완화 치료를 받는 7~10%의 환자에서 만성 설사를 호소하며 HIV 보균자의 경우 27% 정도에서 보고된다.
설사의 원인을 확인하기 위해서는 변의 내용을 질문하는 것이 필요하다. 하루 한두 번 정도의 묽은 변을 보는 것은 항문 실조일 가능성이 높다. 심한 물과 같은 배변인 경우 대장성 설사일 가능성이 높은 반면, 색이 밝고 기름지며 지방변 같은 경우 췌장이나 소장에서의 흡수 기능 저하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 변비가 지속되면서 갑작스럽게 설사를 하는 경우에는 분변 막힘의 가능성이 높다.
완화 치료에서의 만성 설사는 탈수 증상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 수분은 가급적 입을 통해 공급하는 것이 추천되며 환자의 전해질 상태를 고려하여 필요한 성분이 함유된 음료를 섭취하게 하는 것이 좋다. 일부 감염 환자의 경우 락타아제의 일시적 부족 현상을 보일 수 있으므로 유제품 섭취를 피하는 것이 좋다.
일반적인 만성 설사와 관련한 치료는 흡수제, 흡착제, 점막 프로스카글란딘 억제제, 아편계 약제, 소마토스타틴계 약물을 사용한다. 흡수제는 장내 수분을 흡수하여 묽은 변을 좀 더 진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수분을 섬유 안에 가두어 큰 덩어리를 만드는데 주로 펙틴 성분을 함유하고 있다. 펙틴 성분의 흡수제는 작용 발현시간이 48시간까지 지연될 수 있어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는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
흡착제는 장내 부유물질을 비선택적으로 흡수하는데 세균, 독성물질, 수분 등이 이에 포함된다. 흡착제는 비교적 증상이 경하거나 비특이적 급성 설사 환자에서 사용되며 효과는 중간 정도이다. 카올린의 경우 4시간 간격으로 2~6kg을 투여하며, 석회분말은 0.5~4g을 4시간 간격으로, 아타풀가이트는 1.2g으로 시작하여 증상에 따라 8.4g/day까지 증량한다.
프로스타글란딘은 장내 수분과 전해질 분비를 촉진하는 기능을 갖고 있어 억제제는 이를 차단하는 효과를 얻게 된다. 비특이적 급성 설사나 특정 원인에 의한 만성 설사에서 사용되는데 아스피린의 경우 방사선 치료의 후유 증상에, 메살라진은 대장염에 사용될 수 있다. 아스피린은 300mg을 4시간 간격으로 투여하며, 메살라진은 1.2~2.4g/day 정도 사용한다. 비스무스는 최대 하루 5mg까지 사용할 수 있다. 프로스타글란딘 관련 약제는 아스피린에 민감성이 있는 환자에서는 금기이며 과다 용량 사용 시 독성 작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아편계 약제는 완화 치료 환경에 국한하여 사용하는 것이 필요하며 코데인은 4시간 간격으로 10~60mg까지 사용 가능하다. 기타 디페녹실레이트는 10mg으로 시작하여 6시간 간격으로 5mg 정도 투여하며, 로페라미드는 4mg으로 시작하여 2mg씩 8시간 간격으로 투여한다. 하루 최대 16mg까지 투여가 가능하다.
소마토스타틴계 약제는 카르시노이드 증후군이나 졸링거-엘리슨 증후군 등에서 효과적이며 옥트레티드는 300~600mcg/day로 피하지방에 줏를 하며, 란테티드는 30mg을 14일간 근육 주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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