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흡기 질환의 완화 치료 I

2024. 8. 31. 17:06완화의학/기타 질환별 완화 치료

 암 환자와 달리 만성 호흡기 질환의 경우 증상의 악화가 천천히 이루어지며 증상의 완화와 악화를 반복하기도 하지만 호흡 곤란과 신체 움직임과 관련한 능력이 점차 나빠지면서 반복적인 입원을 하기도 한다. 따라서 많은 환자는 임종 전부터 자신감 결여와 사회적 고립, 정신적 문제 등으로 인한 고통을 겪기도 한다. 한 영국 자료를 보면 결핵 및 폐렴(29.2%), 폐암(29.6%), 만성 폐쇄형 호흡기 질환(23.3%)이 호흡기 질환에 의한 사망 중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특히 만성 호흡기 질환은 일상생활의 장애를 유발하는 질병 중 9~13%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많은 수의 환자가 고통을 받고 있으며 미국의 경우 전체 사망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

 

 만성 폐쇄성 호흡기 질환(COPD)은 숨을 내쉴 때 공기 흐름에 문제를 보이는 질환으로 보통 흡연이나 공해 물질에 의해 유발되기도 하고 폐공기증이나 기도 질환에 의해 발생한다. 폐공기증이란 기관지의 말단에 거대한 공기 주머니가 생기는 것으로 폐포벽이 파괴되고 섬유화가 진행되기도 한다. 기도 질환은 안쪽 지름 2mm 이하의 작은 기도에 발생하는 질병으로 만성 기관지염이 대표적이다. 만성 기관지염은 1년에 최소 3개월 이상 가래, 기침이 나타나며 이러한 현상이 2년간 지속될 때 진단된다. 만성 기관지염이 있는 경우에도 공기 흐름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COPD는 분류하지 않는다. 

 

 COPD의 흔한 증상은 움직임과 관련한 호흡 곤란, 기침, 가래, 쌕쌕거림 등이다. 특히 움직임과 관련한 호흡 곤란은 시간이 지날수록 점차 악화되지만, 증상이 주로 야간에 발생할 경우에는 위식도역류, 울혈심부전, 수면 관련 호흡장애 여부를 감별해야 한다. 임상적으로는 흡연 경력이나 직업상 위험 물질 노출 여부에 대한 병력 파악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강제 호기 유량((FEV), 강제로 숨을 내쉴 때 나오는 공기의 양)이 50% 이하로 감소되기 전까지 COPD 증상은 나타나지 않는다. 최대 강제 호기 시 숨소리가 연장되며 흉부 타진 시 과다 공명이 들리기도 하지만 쌕쌕거림은 없을 수도 있다. 기타 폐동맥 고혈압이나 우측 심장부전이 관찰될 수 있다. 

 

 COPD의 근본적 치료는 없으며 주로 증상을 완화하기 위한 치료를 시행한다. 산소의 공급은 동맥 산소 분압이 55mmHg 이하이거나 산소 포화도가 88% 이하인 경우에 적용하며 기타 폐동맥고혈압, 적혈구 용적률(전체 혈액 중 적혈구가 차지하는 부피)이 55% 초과인 경우, 심부전증이 의심되는 경우는 상기 수치와 관련 없이 산소를 공급한다. 

 

 COPD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급격히 악화될 수 있는데 이 중 가장 많은 원인은 세균성 감염에 의한 것으로 급격한 증상 악화의 50% 정도를 차지한다. 또한 호흡기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악화도 전체의 1/3을 차지한다. COPD의 급속한 악화는 의료 경제적으로도 많은 문제를 야기하는데 미국의 경우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비용이 소모되기도 한다. COPD의 급성 악화의 경우 기침, 가래, 쌕쌕거림, 가슴 통증 등의 증상을 보인다. 

 

 

 

폐동맥 고혈압

 

 폐동맥 고혈압이란 휴식 시에도 평균 폐동맥 압력이 25mmHG 이상 상승된 경우로 원발성인 경우, 좌측 심장 질환에 의한 경우, 폐질환이나 저산소증에 의한 경우, 만성혈전에 의한 경우, 원인 불명의 다발성 원인에 의한 경우로 분류한다. 

 

 폐동맥 고혈압이 발생할 경우 운동성 호흡 곤란, 피로, 빈백, 운동성 어지러움, 가슴 통증, 사지 부종, 복수, 쉰 목소리(폐동맥의 확장에 의한 후두신경의 눌림 현상에 의해 발생)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결합 조직 질환, 좌측 심장부전, 폐쇄성 수면 무호흡 증후군, 정맥 혈전증 등의 질병이 동반된 경우도 적지 않다. 특히 목 정맥의 혈압 상승, 간 비대증, 간에서 박동 촉진, 사지 부종, 복수 등의 우측 심장 부전의 징후가 많이 나타난다. 

 

 폐동맥 고혈압이 의심되는 경우 혈전증이나 폐렴 등 상기 증상 유발 원인이 있는지 확인하고 원인에 대한 치료가 우선시된다. 원인 치료 이후에도 폐동맥 고혈압이 지속되는 경우는 가슴경유심장초음파검사를 반드시 시행하여 상태를 확인해야 한다. 기타 폐 기능 검사, 심전도 검사, 영상 검사 등으로 원인 확인 및 진단을 하게 되는데 이러한 검사는 해당 전문과의 의뢰하에 이루어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폐동맥 고혈압은 원인에 따라 치료적 접근이 상당히 달라지기 때문에 원인 규명이 우선시된다. 예를 들어 좌측 심장 문제에 의한 경우 모세혈관후 압력을 줄이도록 노력해야 하며, 기존 폐질환에 의한 경우 기관 확장제나 면역질환 치료제, 비침습적 인공호흡기 등의 사용이 필요할 수 있다. 

 

 다음의 경우 폐동맥 고혈압 환자의 예후가 좋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 피부 경화증, 가족성 폐동맥 고혈압 등
  • 60세 이상의 남성
  • 신장 기능 부전 
  • B-type natriuretic peptide > 180
  • Pulmonart vascular resistance > 32 Wood unit
  • 좌측 심방 혈압 > 20mmHg
  • 심막삼출액
  • 수축기 혈압 < 110mmHg
  • 안정 시 심박 수 > 92

 

 폐동맥 고혈압이 의심되는 경우 우선적으로 이뇨제, 산소 공급 등이 필요하며 혈전 등이 의심되는 경우 와파린 등의 항혈액 응고제를 투여할 수 있다. 상기 약제에 반응하지 않는 경우 전문가의 자문이 필요하다. 

 

 상기 약제 사용 이후에 반응이 없는 경우 일반적으로는 혈관 확장제 등을 사용하며 이에 반응이 있을 경우 칼슘 채널 차단제를 투여한다. 혈관 확장제에 반응이 없는 경우 엔도텔린 수용체 차단제나 인산이에스테르 - 5형 억제제를 투여하는데, 증상이 심하지 않으면 경구 투여하며 증상이 심각한 경우 정맥 주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