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의 진단과 양상

2024. 8. 29. 10:48완화의학/치매 환자의 완화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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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매의 진단에는 여러 가지 도구가 활용되지만 여기서는 미국정신과의사 협회에서 개발한 정신질환의 진단 및 통계 편람(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 DSM) 5판을 중심으로 설명한다. 

 

 DSM 5판에서는 기존에 인지 기능의 원인에 따라 치매를 분류하는 것에서 벗어나 주요신경인지장애와 경도신경인지장애로 분류하고 있다. 임상적으로 기억과 관련하여 환자의 주관적 호소를 전적으로 신뢰해서는 안되는데 간혹 자신의 건망증 및 집중력 저하를 확대하여 보고하는 경우도 있으며 반대로 이를 은폐하려는 환자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의 호소 증상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으며 가능하면 보호자의 정보를 종합하여 인지 저하가 의심되는 경우 객관적인 검사 도구를 활용하여 진단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간혹 지나친 정돈, 사회적 위축, 사건과 관련한 세세한 부분에의 집착, 갑작스러운 분노 폭발, 비난적 태도 등의 행동 및 성격 변화도 노인에서의 치매 초기 증상을 의심할 수 있는 변화이다. 

 

 기억력의 저하는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비롯하여 대부분의 치매에서 중요한 임상적 변화이다. 하지만 치매의 초기에서는 일반적인 건망증과의 구별이 쉽지 않은 경우가 많으며 좀 더 복잡한 검사 도구를 활용할 필요가 있다. 초기에는 전화번호나 사물의 이름 등을 기억하지 못하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증상이 심해지면서 나중에는 자신의 생일이나 고향과 같은 중요한 개인 정보도 잊어버리게 된다. 

 

 치매의 진행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정신 및 행동 증상은 다음과 같다. 

 

 

성격 변화

 

 치매 가족을 가장 힘들게 하는 증상 중 하나가 성격 변화이며 일반적으로 치매 발생 이전의 성격이 더욱 강화되는 경향이 있다. 많은 경우에서 자기 중심적인 태도를 취하며 자신의 행동이 다른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무관심한 경우가 많다. 편집증적 망상을 갖는 치매 환자는 가족이나 개호인에게 적대적일 수 있으며 특히 전두-측두 치매 환자의 경우 쉽게 짜증을 내거나 폭발적인 성격 변화를 보일 수 있다. 

 

 

 

환청 및 망상

 

 알츠하이머형 치매를 비롯한 치매 환자의 20~30%에서 환각이 보고되며 30~40%에서 망상이 관찰된다. 망상은 편집증적 망상과 피해 망상이 주를 이룬다. 대부분은 체계화되지 않은 내용이지만 일부에서는 지속적이며 체계화된 망상이 보고되기도 한다. 이러한 환자에서는 신체적 공격성 등의 폭력적 행위가 나타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기분 

 

 우울증의 진단기준에 부합하는 우울증의 경우 10~20% 정도에 머물지만 우울과 불안 등에 의한 행동 변화는 약 40~50%의 환자에서 관찰된다. 상황에 맞지 않는, 공감할 수 없는 병적 웃음이나 울음을 보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인지 변화 

 

 기억력 저하와 함께 실어증, 실행증, 실인증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실어증은 언어의 이해 능력이나 표현 능력이 감소하는 경우이며 실행증은 순차적인 행동의 실행에 어려움을 겪는 상태이다. 실인증은 감각 신경에 문제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물을 인식하는 데 어려움을 보이는 경우이다. 기타 약 10% 정도의 치매에서는 간질 발작이 발생할 수 있는데 대발작의 경우는 많지 않아 임상적으로 간과될 수 있다. 혈관성 치매 환자에서는 두통, 어지러움, 현기증, 쇠약등의 가벼운 증상들이 있을 수 있어 이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파국적 반응 

 

 치매 환자는 추상적 상황에 대한 적응에 어려움을 보일 수 있으며 특히 사건의 일반화, 개념화, 유사성 파악, 개념의 차이 파악, 문제 해결, 논리적 추론, 판단력 등의 인지 영역에 어려움을 보인다. 이런 지적 능력에 부족을 스스로 느낄 경우 상당한 심리적 동요를 보일 수 있으며 이러한 양상을 '파국적 반응'이라고 한다. 이러한 심리적 동요를 보상하기 위해 환자는 문제 풀이를 회피하거나 주제를 변환하거나 농담을 하거나 기타 면담자의 주의를 산만하게 하려는 시도를 한다. 특히 전두엽에 손상이 있는 환자의 경우 충동 조절의 어려움을 보일 수 있으며 분노 폭발을 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양상과 동반하여 거친 언어, 부적절한 농담, 청결이나 외모에 대한 관심 결여, 사회적 규칙의 무시 등의 양상도 나타날 수 있다. 

 

 

 

완화 치료에서의 치매의 예후 

 

 암 환자가 일정 시점부터 급격한 쇠약과 증상의 악화가 나타난다면 치매 환자의 경우에는 장기적이고 지속적인 인격의 황폐화와 일상생활 기능의 어려움을 나타낸다. 따라서 단기적인 예후 또는 생존 가능성 여부를 예측하기 어려운 영역이기도 하다. 또한 통증 등의 불쾌한 경험을 언어적으로 적절히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적절한 치료적 개입을 어렵게 한다. 하지만 이러한 경우에도 마지막 기간을 예측하는 것은 치료적 계획 및 적절한 치료 개입을 위해 필요하다. 

 

 일반적으로 치매 환자의 생존 기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식사 관련 문제로 알려져 있다. 식욕 감소, 불충분한 식사량, 영양실조, 체중 감소 등 영양분 공급 부족은 향후 6개월 이상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기타 식사를 방해하는 구강건조증, 구내염증 등도 예후에 영향을 미친다. 치매 척도에서 추가적인 인지 기능의 저하가 확인되는 것 역시 예후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미노프의 연구에 따르면 간이고통상태 검사 척도의 점수가 높을 경우 6개월 이내 사망 확률이 최대 3배까지 높아진다. 또한 암이나 심장 질환이 동반된 경우에도 예후가 좋지 않으며, 거동이 불가한 경우에도 예후가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타 일상생활의 가능 정도, 하루 중 의식 명료 기간, 언어 능력 등의 인지 관련 기능도 예후와 관련이 있다. 

 

 기타 빈혈, 고콜레스테롤, 혈장내 총 단백질 수치 등도 6개월 이후의 예후가 불량할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 인자이며 비명, 통증 등의 요인들도 예후와 관련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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