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통증 치료 원칙

2024. 8. 30. 19:19완화의학/암 환자의 완화 치료

 암 통증의 치료는 기본적으로 WHO에서 제안하고 있는 통증 사다리의 스케줄에 따라 시행하는 것이 전 세계적인 기준이다. 하지만 임상에서는 항상 정해진 가이드라인에 따라 시행될 수는 없으며 유연한 대처가 필요한 경우도 많다. 암 통증을 비롯하여 통증 치료의 기본적 원칙은 임상가의 판단보다는 환자의 증상에 입각해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 암 환자의 43%는 암 통증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발표가 있었으며 이러한 양상은 임상가의 선입견에 의한 결과일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물론 보상 문제나 법적 문제 등이 얽혀 있는 경우 환자의 호소 증상만으로 통증의 정도를 판단해서는 안 되지만 완화 치료만큼은 통증을 유발할 만한 원인 질환이 밝혀진 경우가 많기 때문에 상기 원칙을 충실히 지킬 필요가 있다. 

 

 또한 치료를 시행하면서 다양한 사회문화적 배경을 이해해야 한다. 예를 들어 전이되지 않은 암을 갖고 있는 젊은 남성이 만성적 통증을 심하게 호소한다고 하여 강력한 아편계 약제를 고용량으로 장기 투여하는 것은 무책임한 짓이며 다발성 전이 상태의 70대 여성에게 아편계 약물의 의존을 걱정하여 충분한 약물을 투여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 될 것이다. 말기 환자의 통증의 원인을 고려하여 필요한 약제를 혼합 투여하는 것은 다량의 아편계 약제를 사용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부작용을 줄이는데 효과적이다. 또한 페티딘이나 덱스트로프로폭시펜 등의 약제는 잠재적 부작용의 위험성 때문에 만성적 암 통증의 치료에 사용하지 않음을 기억해야 한다. 

 

 암 환자에 대한 통증 치료 원칙에는 WHO의 가이드라인 이외에도 여러 지침서가 발표된 바 있으나 여기서는 비교적 최근에 발표되고 의료경제적 요인을 충분히 고려한 영국의 임상보건연구소에서 제안하고 있는 암 환자의 아편계 약물 치료 가이드라인을 소개하고자 한다. 

 

 

 

의사소통

 

1. 악화되고 진행 중인 질병을 가진 환자에게 강력한 아편계 약제를 투여할 경우 남용, 내성, 부작용, 생의 마지막 단계에서 적용되는 치료에 대한 불안 등에 대해 걱정하는 바를 물어볼 필요가 있다. 

 

2. 강력한 아편계 약제를 투여할 환자 및 보호자에게 다음의 항목이 포함된 구두 및 서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아편계 약제를 언제부터, 왜 써야 하는지 
  • 이러한 약물이 얼마나 효과적인지 
  • 강력한 아편계 약물을 사용하는 배경과 발작성 통증에 대해서 설명하며 언제, 어떻게, 얼마나 자주 약을 먹게 되는지, 약을 먹으면 진통 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 부작용과 약물 중독의 징후
  • 안전한 복용량
  • 추적 관찰과 추후 처방 계획
  • 치료 초기, 특히 의료진의 근무 이외 시간에 누구와 어떻게 연락해야 하는지

3. 자주 약물 복용 중인 환자의 통증 및 부작용에 대해 확인해야 한다. 

 

 

 

강력한 아편계 약물의 시작과 증량

 

4. 강력한 아편계 약제를 처음 사용할 경우 악화되고 진행 중인 질병을 갖는 환자에게 환자의 선호도에 따라 서방형 또는 즉각-분해형 모르핀을 경구로 투여하며, 돌발성 통증에 대해 즉각-분해형 모르핀을 필요한 만큼 투여한다. 

 

5. 신장 또는 간질환이 없는 환자에게 시작하는 전형적인 약물 용량은 하루 20~30mg의 경구형 모르핀이다(예 : 15~30mg의 서방형 모르핀을 하루 두 번 투여). 여기에 돌발성 통증을 조절하기 위해 5mg의 즉각-분해형 모르핀을 예비로 제공한다. 

 

6. 받아들일 만한 진통효과와 부작용 사이에 좋은 균형을 잡을 때까지 용량을 조절한다. 만약 몇 번의 용량 조절을 통해서도 균형을 잡을 수 없으면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다. 특히 증량 시기에는 검토한 사항을 환자에게 제공한다. 

 

7. 중등도나 고도의 신장 및 간 장애를 갖는 경우 아편계 약제를 투여하기 전에 전문가와 상의한다. 

 

 

 

일차 유지 치료

 

8. 강력한 아편계 약제를 필요로 하는, 악화되고 진행 중인 질병을 갖는 환자에게 서방형 모르핀을 일차 유지 치료제로 제공한다. 

 

9. 경구 투여가 가능한 환자에게 경피형 패치를 일차 유지 치료 약제로 사용하지 않는다. 

 

10. 만약 적절한 일차 유지 치료 약제의 사용에도 불구하고 충분히 조절되지 않는 통증이 있으면, 진통 전략을 검토하거나 전문가에게 자문을 구한다. 

 

 

 

경구 아편계 약제의 투여가 적절치 않은 환자의 일차 유지 치료 : 피하지방

 

11. 아편계 약제의 경구 투여가 불가능하거나 진통 효과가 불안정한 환자에서 가장 저렴하게 공급될 수 있는 피하지방 투여가 필요하다고 판단될 경우 전문가의 자문을 구하여 투여한다. 

 

 

 

경구 투여가 가능한 환자에게 돌발성 통증의 일차 치료 

 

12. 경구형 모르핀을 유지 치료하고 있는 환자의 돌발성 통증에 대해서 즉각-분해형 모르핀을 일차 치료 약으로 고려한다. 

 

13. 급속 작용 펜타닐은 일차 치료약으로 사용하지 않는다. 

 

14. 적절한 처방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적절히 조절되지 않는 경우 전문가의 의견을 구한다. 

 

 

 

변비의 관리 

 

15. 강력한 아편계 약제를 투여하는 거의 모든 환자에게 변비가 발생함을 환자에게 알린다. 

 

16. 강력한 아편계 약제를 시작하는 모든 환자에게 정기적이고 효과적인 용량의 완화제를 처방한다. 

 

17. 환자에게 변비를 치료하는 약물이 작용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며 약물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함을 설명한다. 

 

18. 변비로 인해 약물을 교체할 경우 우선 완화제의 용량이 적절한지 살펴 보아야 한다. 

 

 

 

오심의 관리 

 

19. 강력한 아편계 약물을 처음 시작하거나 용량을 증량할 때 오심이 발생할 수 있으나 대부분 일과적인 현상임을 설명한다. 

 

20. 오심이 지속될 경우 약물의 교체에 앞서 항구토제를 처방하거나 용량을 조절해본다. 

 

 

 

졸음의 관리 

 

21. 강력한 아편계 약제를 처음 투여하거나 용량을 올릴 경우 가벼운 졸음이나 집중력 감소 현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일부에서는 일시적으로만 지속됨을 고지한다. 집중력 감소 등의 현상은 운전이나 기타 집중이 필요한 업무에 지장을 초래할 수 있음을 경고한다. 

 

22. 중등도 내지 고도의 졸음이 지속되는 환자에서는 

  • 통증이 조절되고 있다면 용량 감소를 고려한다. 
  • 통증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다른 약제로의 교체를 고려한다. 

23. 적절한 용량의 약물을 투여했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의 조절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전문가의 자문을 구한다. 

 

앞서 설명한 바와 같이 상기 NICE 가이드라인은 의료경제적 문제 등을 우선적으로 고려한 내용으로 일부 환자에서는 적절치 않을 수 있다. 예를 들어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거나 기타 부작용이 고려되는 경우 다른 약제를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최근에는 모르핀에 비해 메타돈이 우선적으로 추천되기도 한다. 특히 메타돈은 약물 사용에 의한 부작용의 위험성이 상대적으로 작고 하루 3~4회 투여로 충분하며 다른 약제에 비해 저렴하여 우선적으로 추천되고 있다. 활성 분해물질이 없기 때문에 신장 기능에 이상이 있는 환자에서도 사용이 가능하다. 또한 아편계 약물의 남용 위험성이 걱정되는 환자에서 다른 아편계 약물에 비해 안전하게 사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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